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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대 사례 모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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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학대 사례 모둠

학대피해장애인 쉼터의 필요성

관리자 | 2019-05-10 | 1560

1달에 하나의 학대 사례 정도는 업데이트 하고자 했으나, 바쁜 일정을 핑계로 무려 네 달 만에 업데이트 합니다앞으로는 1달에 학대 사례 하나씩은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삼촌과 노모와 함께 사는 1급 자폐성 장애인이 있었습니다. 신변처리가 어려웠던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뒤처리를 해주고 한번씩 같이 외출하기도 했던 삼촌은 고마운 사람이었지만, 한편으론 당사자를 신체적으로 학대하는 행위자이기도 했습니다. 술을 자주 먹었던 삼촌은 술에 취하면 아파트를 뛰어다니거나 고함을 지르곤 했던 당사자를 종종 때리곤 했습니다. 때문에 주위 이웃들은 삼촌의 행태를 좋게 보지 않았고 경찰서 등에 신고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장애인을 어디에 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장애인 조카를 때린 행위도 비교적 미미한 수준이었는지라, 늘 유야무야 처리되곤 했습니다.

 

장애인 당사자의 친가족으로는 누나가 한 명 있었는데, 결혼해서 따로 살고 있었는지라 동생을 돌볼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 어느 날 또 다시 조카를 때리는 듯한 삼촌의 모습을 보고 동네 주민이 신고했고 권익옹호기관과 복지관, 주민센터 등이 함께 방문하여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여태껏 그러했듯이, 당장 장애인 당사자를 분리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딱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주위 이웃이나 친척들은 학대 피해자를 위한다는 이유로 누나에게 삼촌과의 분리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했고, 결국 누나는 당사자를 본인의 집으로 일단 데리고 왔습니다.

 

분리 이전에 누나는 거주시설 입소가 가능한가를 옹호기관에 타진했지만,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이 없었습니다. 다만, 부산 모 지역에 새로운 거주시설 한 곳이 거의 만들어져서 이제 허가받으면 시설 운영이 가능한데, 그런 경우 동생을 학대 피해장애인으로 시설 입소 가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 외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여튼, 중증장애인을 집으로 데리고 오긴 했지만, 신변처리도 안 되고 본인보다 훨씬 덩치도 컸던, 그리고 남편도 있는 상황에서 동생을 돌보는 일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시설 입소 전까지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중증발달장애인이 정신병원에 입소하는 경우, 특히 신변처리를 스스로 할 수 없고 지금껏 기저귀를 차 본 적 없는 장애인은 강박(팔이나 신체 일부를 묶는 행위)을 시키는 경우들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유인 즉, 신변처리가 안 되니 기저귀를 채워두면 갑갑함을 견디지 못해 빼버리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다 보니, 병원에서는 이를 뒷감당할 수 있는 인력이 충분치 않아서입니다. 게다가 자폐성장애인의 경우에는 모두가 잠든 시간에 때론 고함을 지르기도 하는 등 다른 환자들의 생활을 방해하는 경우도 일어나곤 합니다. 결국 장애인 동생도 병원 입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강박 상태에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나로서는 동생이 강박된 채 생활한다는 것이 못내 불편할 수밖에 없었기에 병원 입원 이후, 우리 기관 측에 시설 입소 시기나 여부에 대해서 거듭 물었습니다. 그러나 본디 개소하기로 한 시설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허가가 계속 보류되었습니다. 우리 기관으로서도 누나 처지도 그렇거니와 장애인 입장에서는 어느 의미에서 뜬금없이 정신병원에서 생활하게 된 장애인을 생각해서라도 시설 입소를 빨리 추진하고자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렇게 보류되던 시간이 1년하고도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누나로부터 더 이상 동생의 시설 입소를 알아볼 필요가 없다는 아픈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지역사회에서 학대피해장애인이 발생하면 갈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중증발달장애인은 아예 갈 곳이 없어, 저희들도 학대 상황이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개입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시에 지속적으로 학대피해장애인쉼터를 요청했고, 다행히 부산시에서도 하반기에 학대피해장애인쉼터를 만들고자 보건복지부에 적극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학대피해장애인쉼터가 개소된다면 지역사회에서 학대피해장애인을 학대행위자로부터 임시적/일시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에 그나마 숨통을 틜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다만, 해당 쉼터조차도 이번 사례에서처럼 중증장애인의 경우에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겨주기도 합니다. 인력이나 예산 지원이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부산에서 신설하고자 하는 학대피해장애인쉼터에서는 이번 사례와 같이 중증발달장애인도 거주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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